향기로운 글

죽음 명상을 통한 삶의 전환 / 법상스님

덕 산 2024. 11. 20. 07:30

 

 

 

 

 

죽음 명상을 통한 삶의 전환 

 

죽음 이라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.

 

그리고 남은 삶에 대해서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.

 

그리고 두려워할 때, 지금 이 순간의 삶이 뒷전이 되고 맙니다.

그래서, 하루, 오늘 하루를 더 살 수 있도록 배려해준 죽음에게 감사해 할 필요가 있다.

 

'아~죽음이 나를 앗아가는 구나.' 이게 아니라, 우리는 '죽음이 나를, 나에게,

하루를 더 배려해 주고, 일주일, 한 달을 더 배려해 주는 그런 것' 이거든요.

 

어찌 보면 이런 비유가 있습니다.

 

"우리는 죽음이라는 주인이 내어 놓은 전셋집에, 세 들어 살고 있는 세입자일 뿐이다."

죽음이 주인이고, 우리 삶이라는 것이 세입자 입니다.

언제든지 죽음이라는 주인이. "야 방 빼!", 그러면 우리는 방 빼야 되요.

저승사자가 탁탁 와가지고 그냥 데려가 버리면, 그냥 저승으로 가야 되는 겁니다.

그런데 고맙게도, 아직까지는 고맙게도 그 주인이 방 빼라는 이야기를 안 한단 말이에요.

'이 육신의 방을 빼라, 인생의 방을 빼라!', 이 애기는 아직 안 왔잖아요.

그러니까 어때요, 아직 방 빼라는 이야기를 안 해 준,

죽음에게 얼마나 고맙습니까! 얼마나 감사한 일이에요.

 

...

 

우리들은 보통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,

내 안에 있는 생각과 관념과 욕심과 집착 속에 살고 있는 거죠.

 

그래서 삶을 앗아가는 것은, 사실은 나 자신이지, 죽음이 아닙니다.

죽음이 내 삶을 앗아가는 것이 아닙니다. 여러분 자신이 자신의 삶을 뺏어가는 겁니다.

 

이 무슨 소린가 하니, 내가 내 삶을 매 순간순간 죽이고 있다.

 

그러니까 삶이라는 것은 언제나 내게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잖아요.

 

'삶을 살아라!' 라고 기회를 제공해준단 말입니다.

 

근데 우리는 그것을 허비하는데 써버립니다.

그러니까 삶이 너무 짧은 게 아니고, 죽음이 너무 빨리 오는 게 아닙니다.

 

우리에게 주어진 뭐랄까. 더 많은 삶의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.

좀 더 우리한테 필요한 것은 주어진 삶의 시간 동안, 삶을 죽이지 않고 생생하게,

살아가게끔 삶을 살아내고, 경험하고, 누리고, 만끽하고, 음미하는데 있습니다.

 

-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-