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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월엔 내가 / 이해인

덕 산 2024. 6. 2. 09:01

 

 

 

 

 

유월엔 내가 / 이해인 

숲속에 나무들이
일제히 낯을 씻고
환호하는 유월
유월엔 내가
빨갛게 목타는 장미가 되고

끝없는 산향기에
흠뻑 취하는 뻐꾸기가 된다

생명을 다해
하얗게 쏟아버린
아카시아 꽃 타래

유월엔 내가
사랑하는 이를 위해
더욱 살아

선기슭에 엎디어
찬비 맞아도 좋은
바위가 된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