좋은 글
6월 / 임영조
덕 산
2024. 5. 30. 15:24
6월 / 임영조
언제쯤 철이 들까
언제쯤 눈에 찰까
하는 짓이 내내 여리고 순한
열댓 살 적 철부지 아들만 같던
계절은 어느새 저렇게 자라
검푸른 어깨를 으스대는가
제법 무성해진 체모를 일렁거리며
더러는 과격한 몸짓으로
지상을 푸르게 제압하는
6 월의 들녘에 서면
나는 그저 반갑고 고마울 따름
가슴속 기우 (杞憂 )를 이제 지운다
뜨거운 생성의 피가 들끓어
목소리도 싱그러운 변성기
저 당당한 6 월 하늘 아래 서면
나도 문득 퍼렇게 질려
살아서 숨쉬는 것조차
자꾸만 면구스런 생각이 든다
죄지은 일도 없이
무조건 용서를 빌고 싶은
6 월엔 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