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찔레꽃 / 이수종

덕 산 2024. 5. 25. 09:40

 

 

 

 

 

찔레꽃 / 이수종

 

맨몸으로 서서

주린 뱃속에

몇됫박의 눈물을 퍼주면

꽃은 꼭 숨어서 피었다

 

허리를 꺾고 서면

보리가 채 익기도 전

집집마다 쌀독 긁는 소리 길어

굴뚝에 말간 연기 그칠 때쯤이면

쌀꽃은 서둘러 피었다

 

산등성이 너머 뻐꾸기 울음 따라

찔레꽃이 피면

온몸에는 가시가 돋고

숲 덤불에서 오월이

허기진 배를 찌르고 있었다

 

찔레꽃

아직도 뾰족하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