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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월 / 성백균

덕 산 2024. 2. 2. 08:51

 

 

 

 

 

2월 / 성백균

새해맞이가 
엊그제 같은데 
‘벌써’라는 말이 잘 어울리는 
그러나 아직은 서투른 미동들뿐입니다 

좀 모자라는 
일 년 중 가장 날수가 적은 
허약한 달, 그래서 하찮은 것일까요? 
아닙니다. 그러기에 
설이 있고, 정월 대보름이 있고 
사람들이 힘을 보태는 내공이 쌓인 달이지요 

대지가 
겨울잠에서 깨어나느라 
기지개를 켜는 걸까요 
뜰앞 나목이 
빈 가지에 싹을 틔우느라 
붓질을 하는 걸까요 
바람[望] 소리가 들리는 것 같아 
자꾸 귀를 후비게 되고 
살갗이 터지는 것처럼 가려워 
몸 구석구석을 긁습니다 

눈에 보이지는 않지만 
변화가 시작되나 봅니다 
봄이 어떻게 올지, 무엇을 해야 할지, 
2월은 소망을 품고 
아무도 모르게 세상을 놀라게 하려고 몰래 
생명을 잉태하는 영양가 있는 달이지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