내 인생의 클라이막스 / 법상스님
내 인생의 클라이막스
비록 백 년을 살지라도
마음이 어리석다면
고요한 마음으로
하루를 사는 것만 못하다.
[법구경]
비록 백 년을 산다고 하더라도
마음이 어리석고 탐욕스럽고 성냄을 일으킨다면
차라리 고요하게 그 마음을 비추며
한 순간을 보내는 것 보다 못하다.
백 년 살면서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업을 지으면
그것이 다 번뇌가 되고 업이 되어
윤회의 수레바퀴만 더욱 길어지게 만들 뿐이지만,
고요하게 그 마음 비추며 한 순간을 보낸다면
그 한 순간의 깨어있음은
억겁의 윤회를 쉬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.
다만 한 순간을 살더라도
고요한 마음으로 마음을 비추며 명상 속에서 산다면,
어리석은 마음으로 백 년, 천 년을 사는 것에
비할 수 없는 공덕이 생긴다.
어리석은 세월은
날이 갈수록 업장만 늘리게 되지만,
고요한 한 순간의 명상은
업을 소멸하고 지혜를 움트게 한다.
시간이란 환상일 뿐이다.
아무리 오랜 시간일지라도
단 한 순간의 평화와 맞바꿀 수 없다.
지금은 바쁘고 정신이 없으니
나중에 기도하겠다는 사람,
지금은 삶이 버거우니
노후가 되어 조용할 때 수행하겠다는 사람,
지금은 돈이 많지 않으니
훗날 돈을 많이 벌게 되면 그 때가서 보시하겠다는 사람,
그들은 백년 천년 보다도 더 소중한
‘지금 이 순간’이라는
인생의 클라이막스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.
지금 행하지 않으면 더 이상 시간은 없다.
지금까지 우리는 백년 천년을 뒤로 미루며
지금까지 오지 않았는가.
그렇게 찾아오던 최상의 때는 바로 지금이며,
최고의 장소는 바로 여기이다.
수행에서는 한 순간도 버릴 것이 없다.
한 순간이라도 마음을 고요히 하고 비추어 보라.
지난 백년 보다 찬란한 지금 이 순간을.
- 법상스님 -