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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월 / 유치환
덕 산
2024. 1. 11. 08:41
일월 / 유치환
나의 가는 곳
어디나 백일이 없슬소냐
머언 미개ㅅ적 유풍을 그대로
성신과 더불어 잠자고
비와 바람을 더불어 근심하고
나의 생명과
생명에 속한 것을 열애하되
삼가 애련에 빠지지 않음은
-그는 치욕임일레라
나의 원수와
원수에게 아첨하는 자에겐
가장 옳은 증오를 예비하였나니
마지막 우러른 태양이
두 동공에 해바라기처럼 박힌 채로
내 어느 불의에 즘생처럼 무찔리기로
오오, 나의 세상의 거룩한 일월에
또한 무슨 회한인들 남길소냐