좋은 글
눈 / 김대식
덕 산
2023. 12. 25. 10:19
눈 / 김대식
추위로 꽃을 다 시들게 하더니
미안했던 모양이다.
눈이 꽃이 되어 내렸다.
찬바람으로 푸른 잎 다 말리더니
추위로 나뭇잎 다 떨구고 말더니
좀 안되어 보였던 모양이다.
하얀 눈으로 다 덮어 버렸다.
하얀 대지에 여백을 두고
새롭게 밑그림부터 그리려는 모양이다.
해마다 이렇게 온 세상을
새로이 단장하고 꾸미는 자연
하얀 눈 속에 파란 꿈을 묻어두고
파릇파릇 새싹부터 틔우려나 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