입춘을 열흘정도 앞두고 봄 날 같이 포근한 토요일이다.
옥상 비닐 덮어놓은 상추가 궁금해서 오랫만에 올라가 보니
비닐 속 상추가 파란색을 띄운 게 밖에서 보인다.
12월 초 날씨가 너무 추워서 이식 후 뿌리가 내리지 못한 상태에서
영하의 기온이 지속되어 모두 동사한 줄 알고 관심을 주지 않았다.
비닐을 벗겨보니...
동사한 상추는 없고 그런대로 먹을 정도로 자란 상추가 싱싱하게 반겨준다.
해마다 옥상에 상추를 심어 월동시키는데 매 번 그 생명력에 감탄한다.
식물의 생명력이란 어떤 말로 적절하게 표현하기 어렵다.
추위를 이겨내느라 잎이 조금 오그라드는 것과 같은 모습이지만
예년엔 2월 중에 식탁에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자랐는데
금년엔 지금 바로 식탁에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자랐다.
금년겨울이 따뜻해서 약 2주 이상 빨리 먹을 수 있다.
오늘 또 ... 상추에게 어떠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지혜를 배우는 날이다.
주말을 이용해서 딸내미 가족이 왔다.
손주녀석은 외갓집을 기억하고 말도 곧 잘해서 더 귀여움을 받는다.
딸내미가 둘째를 가졌는데
첫 째와 다르게 입덧을 심하게 하고 있어
집사람이 먹을 만한 음식을 만들어 주는데 먹는 게 별로없어 걱정된다.
예전에 먹어보았다는 손칼국수를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서
대학로 뒷골목에 있는 식당을 찿아갔다.
주말이라 가족끼리 찿아 온 고객이 많아 식당 입구에 대여섯명이 줄 서고있다.
밖에서 10분 정도 기다리자 종업원이 빈좌석으로 안내한다.
밖에서 보면 식당이 작게 보이는데
안에 들어서니 무척 넓고 손님이 가득하다.
딸내미가 칼국수 한 그릇을 비우니 마음이 좀 놓인다.
손주 녀석 재롱에 몇 시간이 손살같이 지나가고
집사람은 저녁을 먹여 보내고 싶어 준비한다.
얼큰한 생선찌개에 딸내미가 식사를 조금하니
집사람은 마음이 좀 노인다는 표정이다.
내일 오후 비 소식이 들린다.
오후에 종친 모임이 서울에서 있다.
주말이 더 바쁘게 움직여진다.
비 온 뒤 봄이 성큼 다가와 오늘 같이
연일 포근한 기온을 유지했으면 하는 바램이다.
- 2015. 1. 24. 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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